멕시코만에 서식하는 지역 돌고래에서 일명 '좀비 마약'이라고 불리는 펜타닐 성분이 검출됐다. 멕시코만은 미국·멕시코·쿠바에 둘러싸인 만으로, 서북쪽 연안에는 세계적인 유전이 있다.

미국 텍사스 A&M 대학 연구팀은 13일(현지시간) '자유롭게 헤엄치는 큰돌고래(Tursiops truncatus) 지방층 있는 의약물'이라는 제목의 연구 논문을 통해 이런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아이사이언스'(iScience) 최신호(20일 발간 예정)에 게재된 해당 논문의 온라인 선공개 내용을 보면 연구팀은 돌고래 89마리 중 30마리에서 마약성 진통제에 쓰이는 '오피오이드'와 근육 이완제, 진정제 등 3가지 약물 성분을 확인했다.

특히 오피오이드는 돌고래 사체 6개와 살아있는 돌고래 18마리에서 검출됐다. '좀비 마약'이라 불리는 마약 펜타닐도 오피오이드 계열이다.

이에 따라 치명적인 약물이 다른 해양 생물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돌고래 사체에서 검출된 펜타닐의 흔적이 반드시 사망 원인은 아니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 논문의 주요 저자인 다라 오바흐 박사는 "큰돌고래는 오염 물질 연구에서 중요한 생태계 주요 생물 지표"라며 "오염 물질이 축적되는 풍부한 지질의 지방이 있는 데다 살아 있는 동물 중 최소한의 침습적 방법으로 조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석유 유출과 조류 번식 등이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큰 지역에 있는 돌고래 조직 샘플에서 약물 검출 비율이 더 높았다고 밝혔다.

미 연구팀은 해양 포유류에 대한 약물 만성 노출과 누적 효과는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바흐 박사는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거나 어업 또는 양식업을 하는 지역에서 약물 유입경로를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며 "돌고래가 인간과 마찬가지로 물고기와 새우를 먹는 것을 고려하면, 해양 약물은 인간의 건강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