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4명의 아이를 살린 이종락 목사 부부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22일 방송된 MBN 밀착 다큐멘터리 '특종세상' 562회에 등장한 이종락 목사 부부는 2009년부터 이런 베이비 박스를 운영하며 많은 아이들의 생명을 살렸다.
베이비 박스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부모가 아이를 두고 가는 장소다.
이종락 목사는 "(2005년) 꽃샘추위 때 새벽 3시 20분인가 됐다.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를 받았는데 '미안합니다. 못 키워서 대문 앞에 갖다 놓았습니다'(라고 하더라). 쫓아나가 보니 정말 작은 박스가 있었다. 이 아이를 보듬고 계단을 올라오는데 두려운 마음이 생겼다. 자칫 잘못하다가 이 아이들의 시신이 발견되겠구나 (싶더라)"고 국내 최초로 베이비 박스를 만들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 목사는 베이비박스로 아이 2,034명을 구했다. 장애가 있어 입양 못 한 아이 16명은 직접 거뒀다.
그가 많은 생명을 지킬 수 있었던 데엔 아내의 묵묵한 지원이 크게 작용했다고.
다만 아내는 최근 극한 우울증과 치매를 진단받아 고생하고 있다. 이 목사는 아내에 대해 "아내가 많은 고생을 했는데 지금은 많이 몸이 아파 오히려 아기가 되었다. 돌봄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고 전했다.
아내는 극심한 병세로 남편한테 모진 말만 쏟아냈다. 병원을 찾은 남편을 향해 "이종락은 그저 자기 자신만 헤아리지 누가 죽든지 말든지 신경을 쓰냐. 언제 신경 썼으면 내가 손에 장을 지진다. 지금까지도 오로지 부려 먹기만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목사는 "극한 우울증에 치매라고 한다. 이건 희귀병이다. 꿈을 꾼다든지 자기가 생각하는 게 현실로 나타난다. 남이 보기엔 거짓말한다고 생각하는데 자기는 이게 진심"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목사는 아내의 병세가 자신의 탓이라면서 "항상 복작복작하니까 아내를 위로하고 좋은 말 할 여유조차 없었다. 다른 사람한테는 굉장히 인색함 없이 관대한데 우리 식구들에겐, 특히 아내에겐 굉장히 인색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