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항에 젖먹이 아기를 둔 어머니들을 위한 무료 편의시설이 확대 설치되고 있다고 시카고 트리뷴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항공국(CDA)은 시카고 양대 공항인 오헤어국제공항과 미드웨이공항에 총 11개의 '캡슐형 모유 수유실'을 설치하고 있다.
오헤어국제공항에 배정된 10개 가운데 8개는 이미 운영을 시작했고 미드웨이공항에는 1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항공 당국은 "공항 이용객 모두에 대한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공항 각 터미널에 이미 수유모들을 위한 방이 조성돼 있으나 캡슐형 모유 수유실은 수유모와 가족 여행객들에게 더 사적인 공간, 부담 없이 누릴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바닥 면적이 5㎡가 채 안되는 작고 아늑한 공간에 테이블과 벤치형 의자 2개, 거울, 동작감지센서로 작동되는 조명, 전기콘센트 등이 갖춰져 있다.
설비 제조사인 버몬트주 벌링턴의 스타트업 '마마바'(Mamava)는 2015년부터 미 전역의 사무실·쇼핑몰·병원·군부대·대학·스포츠 시설 등에 2천 개의 캡슐형 모유 수유실을 납품했다고 밝혔다. 시카고에는 미 프로풋볼(NFL) 시카고 베어스 홈구장 '솔저필드', 무역전시관 '맥코믹 플레이스', 관광명소 '네이비피어' 등에 설치됐다.
트리뷴은 "공항의 경우 미 전역 69개 공항에 총 176개가 설치돼 있다"며 "오헤어국제공항에 10개가 설치 완료되면 캡슐형 모유 수유실이 가장 많은 공항 중 하나가 된다"고 전했다.
마마바는 3가지 크기의 캡슐형 모유 수유실을 개당 1만~2만5천 달러(약 1천250만~3천200만 원)에 판매하며 시카고시는 11개 대형 캡슐에 대해 22만 달러(약 2억7천500만 원)를 지불했다고 항공당국은 밝혔다.
마마바 최고경영자(CEO) 사샤 메이어(51)는 "지금까지는 사기업의 주문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 공항 설치용 주문이 늘고 있다"며 "수유모 편의시설 확충을 위한 입법 덕분"이라고 말했다.
태미 덕워스(54·민주·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 주도의 '수유모 친화적 공항 법안'(FAM)이 2020년 11월 발효된 데 따른 것이라고 트리뷴은 설명했다.
FAM은 미국 내 모든 중대형 공항의 각 터미널에 사적인 모유 수유 공간을 확대 설치토록 하는 내용으로, 2020년 7월과 10월 상·하원을 각각 통과했다.
상원 입성 이듬해인 2018년 둘째 딸을 낳은 덕워스 의원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연방 상원의원 재임 기간에 아기를 출산한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덕워스 의원은 "수유 공간 확대는 미 전역의 워킹맘을 돕고 여행을 더욱 가족 친화적으로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마바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각종 시설이 폐쇄되고 재택근무가 늘면서 줄어들었던 수요가 최근 다시 늘고 있다"며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유 부족 사태도 수요 증가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2-06-09 09:58:35
수정 2022-06-09 09:5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