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 날씨로부터 아기를 보호하는 공간, 바로 집이다.
아기의 건강한 여름을 위한 ‘실내생활 필수 상식’을 알아보자.
아기 실내복
아무리 더운 여름날에도 아이가 옷을 입고 있는 것이 좋다. 체온 조절이 미숙한 아기들이 옷을 벗고 생활하면 급작스런 온도 변화에 취약해져 냉방병 등에 쉽게 걸릴 수 있다. 실내에선 아무리 더워도 통풍이 잘 되고 흡수성이 좋은 실내복을 입혀주도록 하자. 단, 너무 더울 때엔 잠시 하의를 벗기거나 기저귀를 풀어 시원하게 해주는 것도 좋다. 실내복을 고를 땐 상의와 하의가 붙어 있는 우주복 형태는 피하도록 하자. 아기 움직임에 따라 쉽게 땀이 찰 수 있기 때문이다.
기저귀 고르기
집에서 생활하면 종이기저귀보다 천기저귀를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비가 자주 내리는 장마철엔 천기저귀를 세탁하고 말리는 과정이 오래 걸린다. 또 습기를 머금고 있는 천기저귀가 아이 엉덩이에 기저귀 발진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종이기저귀는 한번 사용하고 버리기 때문에 사용이 간편하고 위생적이다. 하지만 천기저귀에 비해 통풍이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두 기저귀의 장점을 모두 고려하여 적절히 사용해주면 좋다. 여름철 실내에선 통기성이 좋은 천기저귀를 주로 사용하다가, 장마철이 되면 잠깐 종이 기저귀를 착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혹시 모를 기저귀 발진을 예방하기 위해선 아이가 대소변을 보자마자 물로 씻어주는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발진이 일어난 피부에는 연고를 한 번에 많이 도포하지 말고 시간 간격을 두고 자주 발라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벌레물림 주의
여름이면 찾아오는 불청객, 바로 모기다. 장마철이 되면 특히 기승을 부리는 모기로부터 아기를 보호하려면 먼저 ‘모기장’을 생각해볼 수 있다. 아기용으로 나온 작은 텐트 형태의 모기장이 있으니 한번 고려해보자. 또 살충제를 사용할 때엔 살충제의 독한 성분이 아기에게 가지 않도록 반드시 환기를 해서 냄새를 빼주어야 한다. 최근에는 아기를 위한 모기 퇴치 제품이 많이 출시됐는데, 대표적으로 모기 퇴치 크림과 미스트가 있다. 밤새 벌레가 아기를 공격하지 않도록 이런 아기 전용 벌레 방지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적절한 냉방
실내 에어컨을 세게 틀어 놓으면 아기는 금세 체온이 떨어진다. 체온을 섬세하게 유지해야 하는 아기에게 에어컨과 선풍기 바람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에어컨은 성인 뿐만 아니라 아기에게도 냉방병을 일으킬 수 있는데, 한번에 세게 틀었다 끄는 식의 사용은 좋지 않다. 실내 온도가 빠르게 내려갔다가 빠르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큰 날씨일수록 감기에 잘 걸리듯, 이런 집에선 건강한 생활이 어렵다. 에어컨을 틀 때엔 일반적으로 바깥 온도와 집 안 온도가 5도 이상 차이나지 않도록 26~28도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 요즘은 직접적으로 부는 바람 대신 적은 양의 바람이 골고루 흩어지는 방식의 에어컨도 많이 나와있으니 한번 확인해보자. 또 선풍기를 틀 때엔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바람이 가지 않도록 바람의 방향을 조절하고, 중풍이나 약풍 대신 유아풍 모드로 선택해 약하고 잔잔한 바람을 쐬도록 하자.
습도 조절도 같이
에어컨은 습기 제거 효과도 있어 실내 공기를 쾌적하고 시원하게 하지만, 오래 틀면 되려 공기가 건조해 진다는 단점이 있다. 실내공기가 지나치게 건조할 경우 아기들은 호흡기 기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따라서 에어컨을 켜고 1시간이 지나면 10분 정도 반드시 공기를 환기시켜 주어야 안전하며, 돌 이전의 신생아가 있는 집에는 냉방 시 가습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에어컨 관리법
에어컨 필터에 먼지가 많으면 성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세균이 번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에어컨 필터는 2주에 한 번씩 청소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에어컨 청소 시 냉각핀을 가장 먼저 청소해 주어야 하는데, 에어컨 하단의 문을 열면 까만 칼날이 촘촘히 박힌 냉각핀을 확인할 수 있다. 에어컨 전용 세제를 위아래로 뿌리고 5분 후 솔로 쓸어 내리며 닦아준 다음 분무기로 위아래 물을 뿌려주시면 세제가 씻겨 내려가고 이 물은 냉각핀 아래의 물받이를 통해 빠져나간다.
또, 에어컨 필터는 분리 후 깨끗이 씻어 그늘에서 완전히 말린 후 끼워야 한다. 이렇게 모든 에어컨 청소가 끝나면 스프레이 방향제를 공기배출구와 흡입구 주변에 살짝 뿌려주는 것이 좋다. 한층 더 상쾌해진 에어컨 바람으로 아기 호흡기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땀띠 예방
아기들은 성인보다 열이 많은데, 이것은 주로 땀으로 발산된다. 그래서 아기들은 피부 트러블이 어른보다 쉽게 일어난다. 과다한 땀 분비로 인해 피부가 짓무르는 현상이 땀띠인데, 이를 막기 위해선 최대한 아기 피부를 축축하지 않고 보송한 상태로 유지해줘야 한다. 특히 아기들은 수유 시에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수유를 해야하며, 머리와 목, 엉덩이 부분에 수건을 깔아주어 땀 흡수를 돕는 것이 좋다.
또 땀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선 아기용 수딩젤을 수시로 발라주는 것이 좋다. 수딩젤은 로션과 크림보다 가볍게 사용할 수 있어 좋은데, 성인용과 유아 전용 제품이 따로 나오므로 성분과 농도를 잘 살펴보자. 성인들을 위한 일반 수딩젤에는 끈적하고 시원한 느낌을 위해 에탄올 등 화학 성분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딩젤은 특히 여름철에 냉장고에 넣어두고 사용하면 더 시원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아기 잠자리
아기들은 자는 동안 성장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된다. 따라서 한여름 열대야에는 가급적 더 시원하고 쾌적한 잠자리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이 때 수면조끼와 쿨매트가 도움이 된다. 여름 용으로 나온 아기 쿨매트는 인견과 같이 시원한 소재로 만들어져 밤새 땀을 흡수하고 피부를 쾌적한 상태로 유지해준다. 또 아기를 재울 때엔 땀 흡수를 돕는 면 100%의 얇은 홑이불도 반드시 덮어주고, 밤 새 뒤척이다 옷이 말려 올라가지 않도록 배 부분을 잘 여며줘야 한다. 아기가 땀을 많이 흘린다면 방수 커버를 깔고 그 위에 타월을 반드시 깔아주어야 한다. 타월이 젖을 때마다 수시로 갈아주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여름철 실내 질환 예방
열이 많은 아이라 해도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이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가 실내에서 격한 운동을 하거나 땀을 많이 흘렷을 때에만 수분 보충을 위해 시원한 보리차, 주스 등을 마시도록 하고, 그 외에 아이스크림, 찬 음료수를 과하게 먹이지 않도록 주의하자. 더워하는 아이를 위해 냉방기를 과도하게 사용해선 안되며, 낮잠을 재울 땐 수건 등으로 덮어주어 배를 따뜻하게 해야 여름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유행성 눈병 주의
여름철엔 특히 눈병도 조심해야 한다. 눈병은 같은 공간 안에 생활하는 어른들에 의해 옮게 된다. 아기가 눈병에 걸리면 목이 아프고 설사를 하는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낸다. 햇빛이나 전등 불빛을 쬐면 눈을 많이 부셔하고 눈물이 나는데, 1-3주 안에 좋아지고 후유증 없이 잘 낫기도 한다. 하지만 각막이 혼탁해지는 현상으로 일시적인 시력 저하가 올 수 있으니 잘 살펴야 한다. 유행성 눈병을 예방하려면 어른들은 아기를 만지기 전 손 청결에 신경 쓰고, 눈병이 걸린 사람이 집 안에 있다면 수건 등을 아기와 같이 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